AI
AI와 기술에 관한 이야기
AI 요약만 보다가 크게 데인 개발자 이야기
🇰🇷 야근러1시간 전조회 184댓글 6
요즘 뉴스 볼 때 솔직히 원문 클릭하는 비율이 진짜 처참함. 카톡방이든 슬랙이든 누가 링크 던지면 AI 요약부터 돌리고, 3줄 나오면 "아 그런 얘기구나" 하고 넘기는 게 루틴이 돼버렸는데. 나도 개발자니까 효율 중시하는 편이라 처음엔 이게 생산성이다 싶었거든. 근데 얼마 전에 크게 데인 적 있어서 좀 생각이 바뀜.
회사에서 기술 블로그 하나 공유됐는데 AI로 요약 돌려보니까 "레거시 시스템은 마이크로서비스로 전환하는 게 답이다" 이런 뉘앙스로 나오더라고. 그래서 회의 때 그 근거로 얘기했는데 시니어분이 원문 읽어봤냐고 하시길래 다시 보니까, 원문은 오히려 "섣불리 전환하면 안 되는 케이스"를 훨씬 길게 다루고 있었음. 요약이 결론 한 줄만 딴 거지 맥락은 정반대였던 거임. 그날 회의실에서 좀 쪽팔렸는데 진짜 문제는 쪽팔린 게 아니라 나 스스로 판단을 AI한테 위임해버렸다는 거였음.
생각해보면 요약이라는 게 원래 위험한 행위인데 우리가 너무 가볍게 취급하는 것 같음. 글 쓴 사람이 일부러 앞뒤로 조건 달아놓은 문장에서 조건부를 싹 날려버리고 결론만 뽑으면 그건 요약이 아니라 왜곡이잖아. 근데 AI가 그걸 자신감 넘치는 깔끔한 문장으로 내놓으니까 오히려 원문보다 더 그럴듯해 보이는 게 함정임. 법률 문서나 계약서 같은 거 AI 요약으로만 보는 사람 진짜 주변에 있는데, 제발 그러지 마... 단서 조항 하나 빠지면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는 건데.
그리고 하나 더, 요약만 보면 뭔가 다 안다는 착각이 생김. 이게 진짜 무서운 게 원문 안 읽어도 대화에 끼일 수 있게 되니까 얕은 이해로 깊은 척하는 상황이 일상화됨. 나도 퇴근하고 관심 분야 아티클 정리할 때 요약만 쭉 훑고 "오늘 10개 읽었다" 이러는데 솔직히 일주일 지나면 뭘 읽었는지도 기억 안 남. 원문 읽으면서 중간에 멈추고 생각하고 다시 읽는 그 과정 자체가 이해의 핵심이었던 건데 그걸 통째로 스킵해버린 거지.
AI 요약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그걸 최종 결과물로 받아들이지 말자는 거임. 요약은 목차 정도로만 쓰고, 판단은 원문 보고 하자. 나도 그 회의실 사건 이후로 요약 읽고 나서 흥미 있으면 반드시 원문 한 번은 열어보는 습관 들이려고 하는 중인데 쉽지는 않음. 근데 이거 안 하면 결국 AI가 보여주고 싶은 세상만 보게 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다들 비슷한 경험 있으면 공유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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