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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퇴근러의 계절별 저녁 루틴 차이

🇰🇷 해외살이7년1시간 전조회 68댓글 6
퇴근하고 집 도착하면 딱 6시 반이거든. 토론토가 겨울엔 4시면 깜깜해서 퇴근길에 이미 밤인데, 여름엔 9시까지 밝으니까 계절마다 루틴이 완전 달라져. 겨울엔 솔직히 아무것도 하기 싫어. 문 열고 들어오면 코트 벗기도 전에 소파에 앉아서 폰 만지작거리다가 30분 날리고. 그러다 아 배고프다 하면서 냉장고 열어보는데 뭐가 있어야 해먹지. 결국 토스트 하나 구워먹고 유튜브 틀어놓고 멍때리다 보면 8시야. 이게 루틴이라고 할 수 있나 모르겠는데 진짜 이러고 살았어 작년 겨울에. 근데 올해 좀 바꿨어. 퇴근하고 현관에서 운동복으로 바로 갈아입어. 가방도 안 내려놓고. 내려놓는 순간 끝이야 소파 흡입됨. 그래서 문 열자마자 신발 벗고 운동복 입고 다시 나가. 집 앞에 실내 트랙 있는 커뮤니티 센터가 있거든. 거기서 30분 걷기만 해. 뛰지도 않아 그냥 걸어. 그것만으로도 뭔가 하루를 안 버린 느낌이 들더라고. 운동 갔다 오면 7시쯤인데 그때부터가 진짜 내 시간. 밥 해먹으면서 팟캐스트 듣고, 설거지하면서도 계속 듣고. 요즘은 밥 먹고 나서 한 30분 정도 파이썬으로 이것저것 만져보는 게 재밌어. 회사에서 하는 거랑 다르게 내가 궁금한 데이터 갖고 노는 거라 스트레스가 아니라 취미가 돼. 넷플릭스 보다 잠드는 것보단 낫지 않나 싶어서. 근데 이것도 매일 되는 건 아니야 당연히. 회의가 늦게 끝나는 날은 7시에 퇴근하고 그냥 배달시켜 먹고 뻗어. 그런 날은 그냥 쉬는 게 루틴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예전엔 하루라도 빠지면 아 또 망했다 자책했는데 그러니까 오히려 더 안 하게 되더라고. 다들 퇴근하고 뭐 해? 나만 이렇게 소소한 건가. 헬스장 다니는 사람들 진짜 대단하다고 느끼는 게 나는 갈아입고 나가는 것까지가 하루 의지력의 전부야. 거기서 무거운 거 드는 건 다음 생에... 그리고 혼자 사니까 퇴근 후 시간이 오롯이 내 건데 그게 좋을 때도 있고 가끔은 좀 허전해.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가도 혼자니까 이 루틴이 가능한 거잖아 싶고. 복잡하네 이게. 암튼 퇴근 후 1시간이 진짜 중요한 것 같아. 그 1시간을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나머지 저녁이 달라져. 나는 현관에서 갈아입기가 답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트리거가 있는지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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