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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회사 이직 고민과 유튜브 알고리즘의 함정

🇰🇷 역사덕후3시간 전조회 174댓글 4
요즘 이 생각이 자꾸 머릿속에서 안 떠나서 끄적여봅니다. 저 물류회사 다니는데요, 작년에 이직을 고민한 적이 있거든요. 근데 평소에 유튜브를 너무 많이 봐서 문제였습니다. 이직 관련 영상 하나 보면 옆에 추천으로 "이직하면 안 되는 5가지 신호" 뜨고, 그거 보면 또 "30대 전에 반드시 이직해야 하는 이유" 뜨고. 한쪽은 지금 버텨라, 한쪽은 당장 나와라. 둘 다 근거가 있고 둘 다 논리적이에요. 그래서 결론이 뭐냐면… 아무것도 못 했습니다. 석 달을. 근데 같은 팀 후배가 있는데 이 친구는 그런 거 안 찾아봐요. 그냥 "형, 저 다음 달에 나갑니다" 하고 진짜 나갔어요. 나중에 물어봤거든요, 안 불안했냐고. 그랬더니 "뭘 알아야 불안하죠" 이러는 거예요. 그 말이 한 대 맞은 것처럼 와닿더라고요. 역사 영상 매일 보는 사람으로서 하나 느낀 건데, 역사 속 결정적 순간들 보면 정보가 많아서 좋은 판단을 내린 경우보다, 오히려 정보가 너무 많아서 타이밍을 놓친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반대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일단 질러서 판을 바꾼 사람들이 꽤 있고요. 물론 그게 항상 옳다는 건 아닌데, 적어도 "움직이긴 했다"는 거죠. 요즘은 뭐 하나 사려고 해도 그래요. 노트북 하나 사는데 리뷰 스무 개 보면 스무 개가 다 다른 말을 합니다. 이건 발열이 문제다, 저건 AS가 별로다, 그건 내년에 신모델 나온다. 다 보고 나면 뭘 사야 되는지가 아니라 뭘 사면 안 되는지만 잔뜩 쌓여요. 그래서 한 달 넘게 장바구니만 들여다보다가 결국 친구가 "야 그냥 이거 사" 해서 산 게 지금 잘 쓰고 있는 노트북입니다. 생각해보면 정보를 많이 아는 게 판단력을 높여주는 게 아니라, 어떤 지점을 넘으면 오히려 판단을 마비시키는 것 같아요. 알면 알수록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네"가 되니까. 무지한 사람이 용감한 게 아니라, 선택지가 적으니까 고를 수 있는 거고, 아는 사람은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고르질 못하는 거죠. 그렇다고 정보를 안 찾아보자는 말은 아니고요. 다만 저는 요즘 일부러 "여기까지만 알아본다"는 선을 정해두려고 합니다. 리뷰 세 개까지만, 비교 영상 두 개까지만. 이 이상 넘어가면 내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남의 판단을 쇼핑하는 거더라고요. 그게 제일 무서운 거 같습니다. 내가 고른 게 아니라 알고리즘이 골라준 불안에 휘둘리는 거. 뭐 대단한 결론이 있는 건 아닌데, 아는 게 힘이 아니라 아는 걸 끊는 게 힘인 시대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번 적어봤습니다.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 계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저만 이런 건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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