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AI와 기술에 관한 이야기
코파일럿 써보니 세상 달라진 후기
🇰🇷 야근러1시간 전조회 85댓글 6
솔직히 처음엔 걍 호기심이었음. 작년 하반기쯤인가 팀장님이 슬랙에 "코파일럿 라이선스 뿌린다 쓸 사람" 올렸는데 나 포함 3명이 손 들었거든. 나머지 팀원들은 "에이 그거 쓸 시간에 코드 한 줄 더 치지" 이런 반응이었고.
근데 진짜 쓰기 시작하니까 세상이 좀 달라짐.
제일 먼저 체감한 게 보일러플레이트 코드. 우리 팀 백엔드가 스프링 기반인데 엔티티 만들고 리포지토리 만들고 서비스 레이어 짜고 DTO 매핑하고 이런 반복 작업 있잖아. 예전엔 기존 코드 복붙해서 이름 바꾸고 필드 수정하고 했는데 지금은 주석으로 스펙 대충 적어놓으면 거의 80%는 알아서 나옴. 그 시간에 나는 비즈니스 로직 설계를 더 고민할 수 있게 된 거지.
그리고 이건 좀 부끄러운 얘긴데. 나 4년차 주제에 SQL 튜닝을 잘 못함. 쿼리 짜는 건 되는데 실행 계획 보면서 인덱스 최적화하는 건 매번 시니어한테 물어봤거든. 근데 AI한테 쿼리 던져놓고 "이거 왜 느린지 분석해줘" 하면 진짜 꽤 쓸만한 답이 나옴. 물론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되고 실제 데이터 분포 보면서 검증은 해야 하는데, 최소한 방향은 잡아줌. 시니어한테 매번 찾아가서 "이거 좀 봐주세요" 하는 빈도가 확 줄었음.
제일 웃겼던 건 코드 리뷰 때. PR 올리기 전에 AI한테 먼저 리뷰 돌리는 습관이 생겼는데 어느 날 AI가 "이 부분 NPE 발생 가능성 있음" 이러길래 에이 설마 하고 봤더니 진짜 널 체크 빠져있었음. 그거 그냥 올렸으면 리뷰어한테 "야 이거 널포인터 안 터져?" 듣고 수정하고 다시 올리고 했을 텐데. 그 한 사이클이 줄어든 게 생각보다 큼.
근데 좋은 얘기만 하면 거짓말이고.
한번은 AI가 생성해준 코드를 너무 믿고 그대로 머지했는데 프로덕션에서 특정 조건일 때 무한루프 돌면서 서버 CPU 100% 친 적 있음. 새벽 2시에 알림 와서 롤백하고 원인 찾느라 날밤 샜는데 결국 AI가 재귀 탈출 조건을 잘못 잡은 거였음. 그날 이후로 AI 코드는 무조건 내가 한 줄씩 다 읽음. 도구는 도구일 뿐이고 결국 책임은 내가 지는 거니까.
또 하나 느낀 건 팀 내 온도차가 꽤 크다는 것. 나랑 같이 쓰기 시작한 동기는 이제 테스트 코드까지 AI로 초안 뽑아서 쓰는데, 아직도 "그거 쓰면 실력 안 는다"는 입장인 분들도 있음. 틀린 말은 아닌데 맞는 말도 아닌 게, 계산기 쓴다고 수학 실력 안 느는 거랑은 좀 다른 문제 같음. 오히려 잡일 줄어드니까 설계나 아키텍처 쪽 공부할 시간이 생기더라고.
요즘 내 루틴은 이런 식임.
- 새 기능 설계 → 내 머리로 구조 잡음 (이건 AI한테 안 맡김)
- 구현 → AI 보조로 빠르게 초안 뽑고 내가 다듬음
- 테스트 → AI가 엣지 케이스 뽑아주면 내가 검증
- 코드 리뷰 → AI 프리 리뷰 돌리고 나서 PR 올림
- 장애 대응 → 로그 던져서 원인 후보 추리는 데 활용
체감상 단순 반복 업무 시간이 한 30~40% 정도 줄어든 느낌? 정확한 수치는 아니고 내 체감임. 그 시간에 야근이 줄었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야. 줄어든 시간만큼 다른 일이 들어오거든ㅋㅋㅋ 일의 총량은 그대로인데 처리 속도만 빨라진 느낌.
결론은 뭐냐면 AI가 내 업무에 들어온 건 맞는데, 내 자리를 뺏으러 온 건 아니고 옆자리에 앉은 느낌. 잘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는 주니어 동료 같은 거. 시키면 빠르게 해오는데 검수는 반드시 해야 하고, 가끔 엉뚱한 걸 들고 와서 당황스러울 때도 있음. 근데 없으면 없는 대로 아쉬운 그런 존재.
아 그리고 하나만 더. 야근하다가 새벽에 혼자 디버깅할 때 AI한테 "이 에러 왜 나는지 모르겠어"라고 치면 답이 오잖아. 그게 기술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도 있지만 솔직히 새벽에 텅 빈 사무실에서 대화 상대가 있다는 것 자체가 좀 위안이 됨. 이건 좀 슬픈 얘기인가ㅋㅋ
댓글 6
댓글을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