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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의 다짐, 현관문 앞에서 증발
🇰🇷 넷플릭스폐인5시간 전조회 101댓글 5
퇴근이 아니라 내 경우는 학원 끝나고인데, 어쨌든 똑같음. 오늘은 집 가면 진짜 인강 두 개 듣고 기출 한 회독 돌리겠다고 버스에서 다짐함. 버스에서는 진심이었거든. 가방도 무릎 위에 올려놓고 교재 목차까지 펼쳐봄. 근데 현관문 열고 신발 벗는 순간 뇌가 리셋됨. 일단 손 씻고 소파에 앉았는데, 앉은 게 아니라 눕게 됐고, 눕자마자 핸드폰 들었고, 숏츠 하나만 보려던 게 정신 차리니까 45분 지나 있음. 남은 15분으로 뭘 할 수 있냐고.
진짜 웃긴 게 소파에 누워서 핸드폰 보면서도 머릿속으로는 계속 계산하고 있음. 지금 일어나면 11시 반까지 한 과목은 할 수 있어, 지금 일어나면 12시까지 반 과목은 할 수 있어, 이러다가 결국 지금 일어나봤자 의미 없으니까 내일 새벽에 일찍 하자로 결론남. 그 내일 새벽은 평생 안 옴. 알람은 매일 6시에 울리는데 나는 매일 8시 50분에 일어남. 그 알람은 대체 누가 맞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를 너무 모름.
그래서 요즘은 다짐을 안 함. 버스에서 교재 안 펼침. 괜히 펼쳐봤자 죄책감만 두 배 되고 결과는 같으니까. 그냥 솔직하게 오늘도 소파에서 죽겠지 하면서 집에 감. 근데 이상한 게 그렇게 마음 비우고 가면 가끔 진짜로 한 문제 풀 때가 있음. 한 문제. 이게 성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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