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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 테러 미수, 냉장고가 텅 비었다

🇰🇷 별자리가취미1시간 전조회 78댓글 3
열한 시 반에 현관문 열었는데 냉장고가 나를 부르는 거야. 아니 부른 건 내 위장이지. 신발도 안 벗고 냉장고 문 열었거든. 근데 불빛만 환하고 안에는… 진짜 텅 빔. 냉장고 조명이 이렇게 밝았나 싶을 정도로 깨끗해. 일단 있는 거 정리해볼게. 케첩 반 통. 쌈장 한 숟갈 정도. 누가 먹다 남긴 건지 기억도 안 나는 두부 4분의 1. 그리고 생수 두 병. …이게 다임. 두부를 꺼내서 냄새를 맡아봄.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거 언제 산 거지. 기억이 안 나면 버려야 하는 건데 배가 고프면 판단력이 흐려지잖아. 냉동실을 열어봄. 얼음이랑 작년에 사놓은 냉동밥 하나 발견. 아 이거 구세주다. 근데 냉동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서 반찬이 없다는 걸 깨달음. 쌈장에 밥 비벼 먹을까 하다가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봤는데, 풀 메이크업에 정장 입고 쌈장밥 먹으려는 화장품 회사 MD라니. 오늘 거래처 미팅에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브랜드" 어쩌고 했던 내 입으로 지금 쌈장밥을 먹는다고. 결국 케첩 두부 올린 냉동밥 완성함. 이름 붙이면 '야근 후 셰프의 즉흥 플레이팅'. 접시에 담으면 좀 나을까 싶어서 예쁜 접시에 담았는데 더 슬퍼짐. 접시만 고급이야. 먹으면서 배달앱을 켬. 치킨 사진 보면서 밥 먹으면 반찬이 필요 없다는 걸 누가 알려줬거든. 근데 이게 진짜 됨. 눈으로는 양념치킨 먹고 입으로는 케첩두부밥 먹고. 멀티태스킹 아니냐 이게. 다 먹고 나서 싱크대에 접시 올려놓고 소파에 누웠는데, 갑자기 내일 점심 뭐 먹지가 걱정되는 거야. 냉장고에 남은 게 케첩이랑 쌈장뿐인데. 아 그리고 두부 나머지 반은 다시 냉장고에 넣었거든. 내일의 나에게 미루는 거지. 내일의 내가 알아서 판단하겠지 이걸 먹을 건지 버릴 건지. 근데 솔직히 내일의 나도 또 야근하고 와서 이 두부 앞에서 똑같이 고민할 거 알아. …마트는 대체 언제 가는 거지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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