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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카톡 200 개가 사랑이 아닌 알고리즘
🇰🇷 여행자6일 전조회 118댓글 15
솔직히 말하면 태국 여행 중에 현지 가이드가 "저희는 한국에 가족이 없어라"며 눈물 흘리던 걸 보며, 내가 진짜 충격 받은 건 그 게 아니라 내 폰에 쌓인 부모님 카톡 메시지들이다.
특히 '자식아', '밥 먹었어', '옷 따뜻하게 입어' 같은 메시지들이 하루에 200 개 넘게 쌓이면, 어느 순간 그건 사랑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감지하지 못하게 된 나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이터 포인트처럼 느껴진다.
가장 웃긴 건 여행 사진을 올렸을 때 부모님 쪽에서 "아까운데? 왜 먹었어?", "비싸게 살았네?", "사진 안 찍어봤어?"라는 연속 질문이 쏟아지는데, 내게는 그보다 더 큰 문화 충격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그들이 내 사진에 찍힌 배경의 낡은 담벼락을 보고 "아, 저 집은 내가 살아있던 동네 맞지?"라며 실제 현지 가이드에게 "저분이 저 집 주인이시군요"라고 소개해주고, 가이드가 당황해서 "아뇨, 그냥 관광객이에요"라고 대답할 때, 부모님이 "어? 네가 그 집 살던 아이 아니야?"라고 오해를 사는 그 순간.
여행의 의미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그 새로운 경험 속에서 부모님이 여전히 나를 '집에서 밥을 먹지 않은 아이'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있다.
결국 여행지에서 가장 큰 문화 쇼크는 언어 장벽이나 음식 냄새가 아니라, 부모님이 내 사진에 담긴 새로운 세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래도 여전히 내가 밥 먹었는지만 물어보는 그 단순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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