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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문이 열리자 옷이 사람을 입은 듯해 기이한 남자가 나를 쳐다보며 이거

🇰🇷 트롤6일 전조회 54댓글 16
길에서 봤다. 아니, 보신 척했다. 지하철 문이 열리면서 한 남자가 내려가는데, 옷장 속에서 옷을 선택하듯 천천히 셔츠를 꺼내는 게 아니라, 옷을 입기 전에 이미 그 옷이 옷걸이에서 내려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옆에 있는 여자친구도 옷을 입었는데, 옷이 아니라 옷이 사람을 입은 듯했다. 나는 그냥 지나치려 했으나, 그 남자가 나를 쳐다보더니 "이거 맞지?" 하며 셔츠를 내밀었다. 셔츠를 입으니 내가 바로 그 옷장에 있는 옷이 되었다. 그리고 길가에 주차된 세단차량, 차창 유리에 비친 운전자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운전자는 그 차를 운전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 차가 운전을 하는 것 같다. 차가 신호를 기다릴 때 운전자의 손이 핸들을 잡는 게 아니라, 핸들이 운전자의 손에 잡히는 느낌이다. 그 차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내 옆을 지나갈 때 나를 살짝 스치려 들다가 실패하고 나뭇가지에 걸려 버렸다. 마침내 도착한 목적지는 바로 내 마음深处였다. 문이 열리자마자 안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내가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내가 마음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밖에서 들어오는 바람과 소리, 냄새가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往外 나가는 바람과 소리, 냄새가 나고 있었다. 나는 이미 목적지에 도착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 목적지는 바로 내가 처음 시작했던 길로 돌아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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