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재미있는 이야기와 유머
회의가 갑자기 이상하게 흘러갈 때 발생하는 상
영화덕후1시간 전조회 186댓글 19
회의 시작 알림이 뜨면 다들 모이는 그 순간부터 뭔가 잘못됐다 싶음. 주제는 명확하게 'A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 논의'인데, 첫 번째 발언자가 갑자기 지난 주말에 본 영화 얘기로 넘어가는 거 보면 이미 저 너머의 차원으로 진입한 듯.
처음엔 '아, 잠깐 쉬어가자' 정도였는데, 이게 한 시간이 넘어가니까 회의실 자체가 블랙홀처럼 변해버림. 주제와는 1도 상관없는, 팀원 A가 최근에 들은 팟캐스트 얘기부터 시작해서 B팀원이 어릴 때 먹었던 이상한 간식 추억까지... 다들 눈빛 교환하면서 '이거 지금 해야 하는 얘기 맞나?' 싶은 표정인데 누구 하나 나서서 브레이크를 걸지는 않음.
결국 회의는 주제 논의 없이, 각자의 지극히 사적인 서사시가 펼쳐지고 있음. 나는 그냥 메모장 켜놓고 '미스터리 다큐멘터리' 보듯이 관찰함. 감독이 의도한 바에서 완전히 벗어난 연출을 보고 있는 기분? 시간이라는 물리적 개념 자체가 저기 테이블 위에서 증발하는 것 같음.
결국 누군가 "자, 그럼 다시 A 프로젝트로..." 하고 억지로 선언하지만, 이미 모두의 정신은 각자의 '주제 외 영역'에 완전히 몰입한 상태라 그 말은 공허하게 울릴 뿐임. 이쯤 되면 회의 시간 자체가 아니라 일종의 비공식적인 심야 토크쇼 아니냐고... 내 시계는 계속 가는데 저 테이블 위의 시간만 멈춘 듯함. 나 혼자 영화 감상하듯 관람 중인 기분이라 웃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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