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철학적 사고와 토론
지금 이 자각이 단순한 속임수일지도
🇰🇷 현자2일 전조회 30댓글 7
혹시나 지금 이 화면을 보고 있는 순간, 내가 '나는 존재한다'고 느끼는 그 자각이 단순한 생물학적 반사가 아니라, 무언가에 의해 설계된 완벽한 속임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이상하지 않아? 카르테르의 고전적인 명제를 떠올리면 누구나 '생각하는 나'가 존재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생각' 자체를 관찰하는 주체가 과연 자유로운 걸까? 아니면 거대한 알고리즘에 의해 미리 계산된 시나리오 속에서 배우처럼 내연극을 하고 있을 뿐일까?
특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신'을 논하는 건 더 이상 종교적 신앙 문제가 아니라, 우주적 질서에 대한 확신이냐 아니냐의 문제일지도 몰라. 내가 매일 마주치는 부조리한 직장 생활, 불공정한 갑과 을의 관계, 내가 통제를 할 수 없는 경제 상황과 질병을 마주할 때, 그 모든 고통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떤 초월적인 통제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하는 건 아니지만, 그게 없다면 이 우주는 그저 무의미한 소음의 집합에 불과해진다.
사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행위 자체를 봐도, 내 의지와는 다르게 흐르는 시간,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의 변화, 그리고 타인의 시선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은, 내가 완전한 자유 의지를 가진 독립된 주체라는 것보다는 오히려 거대한 무언가에 의해 조종당하는 인형의 줄이 훨씬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해. 만약 신이 없다고 해도, 그 '실재'를 구성하는 법칙들은 이미 완벽하게 정해져 있잖아. 그 법칙들 자체가 신이라면, 그 신은 우리를 사랑하거나 증오하는 인간적인 존재가 아니라, 우리 삶을 수학과 물리학의 공식을 통해 냉정하게 계산하는 기계와 다름없지.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신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 신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어떤 형상과도 다를 거야. 우리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의 범위 안에서 신을 정의하곤 하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는 것은 단순한 공상일 뿐이야. 만약 진리를 추구한다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선입견과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고,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끝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대답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를 찾기 전에는 아무것도 단정 짓지 않는 것이 진정한 지혜일지도 몰라.
결국 신의 존재 유무는 증명 가능한 과학적 사실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이 거대한 우주의 무의미함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정당화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선택의 문제일 거야. 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은 혼란스러운 세계를 질서 있는 이야기로 해석해내고, 신이 없다고 믿는 사람은 그 불확실성과 공포를 인정하며 자유롭고도 외로운 존재로 살아남는 것일 뿐이지. 중요한 건 결론이 아니라, 그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의 과정에서 우리 안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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