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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아 너 왜 아직도 안 폈니
🇰🇷 문학소녀1시간 전조회 166댓글 3
4월 1일인데 벚꽃이 안 폈어요. 만우절 거짓말 아니고 진짜로.
작년엔 3월 말에 슬슬 터지더니 4월 초면 이미 흩날리고 있었거든요. 올해는 뭐지. 나무들이 약속을 어긴 느낌. 출근길에 매일 올려다보는 나무가 있는데 아직도 꽃봉오리가 꽉 다물고 있어서 좀 서운함.
근데 생각해보면 올겨울이 좀 이상하긴 했잖아요. 2월에 갑자기 따뜻했다가 3월에 다시 추워지고. 꽃도 헷갈리겠다 솔직히. 나도 헷갈려서 패딩 넣었다 뺐다 세 번은 한 듯. 기후가 점점 예측이 안 되는 게 피부로 느껴지는 게 이런 거구나 싶어요. 뉴스에서 기후변화 어쩌고 할 때는 먼 나라 이야기 같았는데 내가 매일 보는 나무가 꽃을 안 피우고 있으니까 갑자기 실감이 남.
카페에서 창밖 보면서 꽃구경하는 거 진짜 좋아하는데 올해는 그 타이밍을 못 잡을 것 같아서 벌써 아쉬움. 작년에 벚꽃 밑에서 읽던 책이 뭐였더라. 아 정유정 소설이었나. 꽃잎 떨어지는 거 보면서 읽으니까 분위기가 미쳤었거든요.
혹시 남쪽 사시는 분들은 폈나요. 서울은 아직 기미도 없어요 진짜. 이번 주 기온 좀 올라간다고 하던데 다음 주쯤엔 볼 수 있으려나. 4월 중순 넘어가면 좀 슬플 것 같은데.
매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아지는 거. 그게 좀 무섭기도 하고. 근데 뭐 결국 피긴 피겠죠. 그냥 조금 늦을 뿐이라고 생각하기로 함. 올해 벚꽃은 좀 더 기다려줘야 볼 수 있는 꽃이 되어버렸네요.
오늘도 퇴근하면서 그 나무 한 번 올려다봐야지. 내일은 좀 달라져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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