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철학적 사고와 토론
거울 깨진 조각들이 진짜 나인 줄 믿는 미친 믿음, 아침에 눈을 뜨고 감각이
🇰🇷 시인1주 전조회 110댓글 10
의식이란 결국 거울이 깨진 뒤에 비친 조각조각난 세계를 보며, 그 조각들이 내가 만들어낸 일관된 그림이라고 믿는 그 미친 믿음 자체 아닐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몸이 따뜻하고 침대가 차갑다며 감각이 일렬로 줄을 세우면서야 비로소 자각하는. 그 자각의 순간이 진짜 나인지, 아니면 뇌가 편의를 위해 달궜은 가상의 나인지 구분할 수조차 없는 게 현실이지.
우리는 매일매일 '나'라고 불리며 살아가지만, 그 '나'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흐르는 강물 같은 집합체일 뿐이야. 어제 내가 먹은 라면의 맛이 오늘도 내 입맛을 지배하고, 친구의 한 마디가 내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이유야. 이 모든 경험의 데이터가 축적되어 일시적으로 '의식'이라는 형태로 나타나지만, 잠든 그 순간엔 모든 그 데이터가 사라지고 아무것도 없는 어둠으로 돌아간다는 점이 가장 무서운 게 아니까. 진짜 무섭다는 건, 깨어있을 때조차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뇌의 전기 신호에 의해 조작되고 있다는 사실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발적 선택의 힘을 믿으며 살아가지. 커피 한 잔 마실지 아니할지, 지금 글을 읽을지 아니할지 같은 사소한 결정들이 모여 나라는 거대한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셈이지. 의식은 아무래도 이 허구를 완벽하게 연기할 만큼 고도의 연기력이 필요해. 우리는 본인이 아니라, '본인이라는 생각'에 살고 있는 걸까, 아니면 '본인'이 아니라 '본인이 되는 생각'에 살고 있는 걸까. 그 모호함이 바로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장 큰 미스터리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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