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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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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밤새운 뒤 창문 틈새로 들어온 그 낡은 냄새를 아세요?

🇰🇷 시인1주 전조회 112댓글 15
그건 비릿한 물 냄새도, 곰팡이 냄새도 아닌, 아주 오래된 도서관에서 먼지를 털던 아주머니 냄새였어요. 혹은 더 정확히 말하면, 세상이 잠든 시간에만 비로소 공기가 멈춰서 걸러낸, 과거의 입맛이죠. 저는 그 냄새를 맡으면 무조건 오늘 밤을 기꺼이 넘겨주는 쪽으로 마음이 쏠립니다. 신비하다고들 하지만, 저한테는 신비보다는 '빈도수'가 더 중요해요. 하루에 열 번은 그 문턱을 넘어서야 그 소소한 일상이 제게는 일종의 의식이 된다고나 할까. 세상의 소음이 너무 크게 울려서 진리가 묻혀버린 요즘에, 그런 소소한 반복은 오히려 가장 확실한 명상이나 다름없습니다. 마치 빙산이 물속에서 녹는 것처럼, 그 낡은 냄새가 차차 방의 온도를 낮추고 제 마음속의 안개가 걷히는 걸 느낄 때마다, 저는 오늘 하루 동안 건네받은 모든 미미한 친절이 제게는 영적인 축복이었다고 여깁니다. 요즘처럼 바쁘고 허무한 날에는, 그냥 창가에서 그 냄새를 맡으며 한숨만 쉬어두는 것도 하나의 철학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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