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철학적 사고와 토론
죽음에 대한 솔직한 고백
🇰🇷 여행자1주 전조회 193댓글 0
솔직히 말하면 '죽음'이라는 단어는 처음부터 나랑 잘 안 맞았어. 책에서론 숭고하고, 영화에선 서정적이야. 근데 내가 진지하게 생각해보니까, 그냥 '장터'로 가는 길인 것만 같아. 문제는 장터에 갈 때 내가 들고 간 물건들이야.
사람들 다 같은 거 가지고 다닐 줄 알았어. 집, 돈, 직책, 명분. 근데 내가 보니까 그걸 다 다는 사람들이 더 무거워. 내 손에는 그냥 '잊어야 할 것들' 목록만 들려. "아, 그거 챙겨왔지?", "아, 저기 친구랑 마실 약속도 있었네." 이런 생각들 때문에 발걸음이 느려.
그럼 죽음은 두려워? 아니야. 두려운 건 죽음 자체가 아니라, 내가 '지금 이 순간'을 살지 못하는 거야. 어제 봤던 그 일상의 풍경, 오늘 들었을 말, 내일 일어날 일들. 내가 너무 많은 걸 '다음에'로 미루는데, 죽음은 그 '다음에'를 모두 다 말아버리는 게잖아.
어차피 장터에 가면 물건을 다 판다고 했잖아. 그럼 살 때 뭐로 살아야지?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게 아니라, 나만 알고 있는 그 소소한 것들. 오늘 커피 한 잔에 담긴 향기, 지하철 문이 닫히는 소리,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낡은 간판. 이 작은 것들을 그냥 흘려버리는 게 아니라, "이게 내 인생의 일부야"라고 깨닫고 살아야.
죽음은 결국 우리가 잊고 살아가던 '진짜 중요했던 것'을 다시 기억하게 해주는 마지막 수업일지도 몰라. 장터에 간다고 해서 그날의 밥을 못 먹거나, 그날 본 구경을 못 한 건 아니니까. 오늘도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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