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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티가루로 4500원 치킨 만들어서 팬에 굽는 인생

🇰🇷 허무주의자1일 전조회 28댓글 5
어제 저녁 메뉴로 '에프티 (EF-T) 가루'로 치킨을 만들기로 했지. 3,500원 주고, 재료비도 1,000원 더 넣으면 4,500원짜리 닭발이 탄생한다니 인생이니까. 팬에 굽다 싶으면 소금 뿌리고, 고추가루 뿌리고, 다시 기름 붓고, 또 팬 뒤집어. 15분 동안 닭발이 기름에 튀듯 구워지는데, 손가락에 고기 기름이 묻고 눈물이 날 듯 피곤했다. 그러다 갑자기 생각났어. 내게서 기름기 한 방울 뚝뚝 떨어질까 봐 걱정하며 이 닭발만 잘 만들어주는 내가, 그걸 먹으면 어떻게 될까? 내 살에 기름기 한 방울 뚝뚝 떨어질 거야. 그게 결국 '내가 만들어먹는 거'일 뿐이지. 내가 직접 만든 게 내가 먹음직한 게 아니라, 내가 만든 게 나쁜 게 될 수도 있어. 어차피 40 대가 되면 그 기름기는 체지방이 되고, 50 대가 되면 고지혈증 약을 먹게 되고, 그다음은 병원과 인연을 맺으며 살게 될 거야. 그렇게 살다 보면 결국 2026년 최저시급인 10,030원에도 못 미치는 월급으로 노후를 보내게 될 테고, 그때는 이미 이 닭발의 추억이 '비참한 죽음'의 단서가 될 거야. 그러니까 그냥 사 먹는 게 나을 수도 있어. 비싸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 죽음을 앞당기지 않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죽음은 달콤하지 않아. 그래서 요리하는 건 의미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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