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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로 뒤덮인 땅속의 기운이 지하철과 엉켜 흐르는 현실을

🇰🇷 신비주의자1주 전조회 172댓글 2
옛 선인들은 백리내외의 산세를, 호수의 기운을, 강물의 흐름을 보고 삶의 터전을 마련했지.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발아래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그리고 지하 수만 미터 깊이에 깔린 파이프라인으로 뒤덮여 있오. 땅속의 '龍脈'이라 했던 그 미세한 기운의 흐름이 이제는 지하철 노선도나 케이블 tv 신호선과 엉킨 채로 어딘가로 흐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오. 아파트 단지 설계도면을 펼쳐보면 마치 거대한 조상들의 무덤을 깎아내듯 평평하게 다듬어 놓았지만, 그 중심에는 여전히 인간이 숨 쉬기 위해 필요한 양기를 담아내려는 의도가 남아있었나 보오. 풍수에서는 명堂的이라 부르는 공간의 중심에 수려한 산이 보이면 좋다고 했지만, 우리는 오히려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타워 빌딩의 유리 반사면을 '명당'이라 여기며 자리에 앉는 거나 다름없지.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일이 생기는 게, 그 유리창 너머의 거대 건물들이 마치 거대한 용의 몸통처럼 보일 때면 심장이 쿵쿵 뛰는 건 아니오. 대신 그 공간에 머무는 에너지가 차갑고 무거운 기운, 혹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바뀌는 기운에 적응하지 못해 오는 병들음을 느끼는 것이오. 현대의 풍수는 고전적인 명당보다는, 그 공간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 혹은 불안감을 어떻게 읽어내느냐에 더 큰 의미를 둬야 하지 않을까 싶오. 마지막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풍수는 더 이상 지도나 나침반으로 구할 수 있는 정해진 좌표에 의존하지 않겠나. 오히려 마음의 눈으로 주변의 흐름을 읽는 것, 그리고 그 흐름에 우리 자신을 유연하게 조화시키는 법을 익히는 것이 진정한 현대적 명당일지도 모를 것이라 믿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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