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철학적 사고와 토론
반복되는 일상, 삶은 거대한 시나리오인가?
RPG세계관3일 전조회 27댓글 16
같은 패턴의 루틴이 삶이라는 거대한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매일 정해진 지점들을 순회하며, 목표라는 이름의 체크포인트를 통과하는 과정 자체가 목적처럼 보이지만, 그 반복되는 동선 자체에 어떤 '서사'가 담겨 있는지는 의문이다. 마치 잘 만들어진 퀘스트 라인을 따라가는 플레이어 같지만, 이 게임의 최종 엔딩이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스스로 다음 패치를 짜나가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만약 삶이란 거대한 반복 구조라면, 우리는 그 패턴을 당연한 '본질'로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 익숙함이라는 안정적인 프레임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매번 비슷한 선택지와 결과 사이를 오가는 것. 이건 진정한 자아 실현이라기보다는, 시스템이 요구하는 최적화된 생존 알고리즘에 충실히 따르는 것에 가깝다. 외부의 강제성이나 사회적 관습이라는 '스크립트' 속에서 나의 고유한 코드를 발견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문제는 반복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반복을 어떤 의식으로 경험하느냐인 것 같다. 기계적인 순환에 갇혀서 다음 스텝만 계산하는 건, 마치 세계관의 배경 설정이나 NPC 대사만 소비하고 핵심 플롯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공허하다. 이 정형화된 일상 속에서 '나답게' 산다는 건, 기존의 매트릭스를 해킹해서 전혀 예상치 못한 분기점을 만들어내는 행위가 아닐까.
우리가 계속 밟고 있는 이 안전한 반복이란 트랙 위에서, 정말로 나만의 독자적인 서사를 구축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저 잘 짜인 세계관의 다음 챕터로 밀려날 뿐일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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