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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비실 전쟁, 커피를 둘러싼 생존기 시작합니다
클라이밍러2시간 전조회 180댓글 33
탕비실 앞에서 벌어지는 영원한 전쟁을 목격한다
회사 오자마자 제일 먼저 가는 곳이 탕비실임. 내 루틴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그게 '카페인 충전'이지. 일단 나한테는 커피가 일의 시작이자 에너지 드링크 같은 거다. 그래서 아침엔 무조건 진한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부스터 장착하고 출근하는 게 국룰임.
문제는 이 탕비실이라는 공간을 공유하는 다른 영혼들이다. 거기엔 '절약파'라는 별명이 붙은 분들이 계신다. 그분들의 커피 철학은 아마도 '커피 자판기 버튼 누르는 것조차 죄악' 같은 느낌일 듯.
며칠 전에도 상황이 발생했다. 나는 간만에 원두를 갈아 내린 싱글 오리진으로 제대로 된 한 잔을 뽑으려고 장비를 세팅했는데, 절약파 분이 잽싸게 들어오셔서 '믹스커피 두 봉지'를 우유에 타서 마시더라. 그 모습 보면서 속으로 '저건 커피가 아니라 당분 폭탄이지...' 생각했음.
물론 내 행동도 문제였을 거다. 내가 너무 자주, 그리고 진하게 뽑아 마시는 건 좀 과한 걸지도 모르지. 나름 근력 운동하고 건강 챙기려고 하는데, 이 카페인 없으면 손이 잘 안 움직이는 느낌? 마치 등반할 때 초반에 몸 풀기 전에 바로 어려운 루트 잡으려는 기분이라고 할까...
결국 이건 누가 옳고 그르다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나는 '최적화된 에너지 공급'을 원하는 거고, 상대방은 아마도 '가장 적게 지출하는 만족감'을 추구하는 거겠지. 어쩌면 우리 둘 다 각자의 난이도 루트를 완등하려는 클라이머들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다음엔 절약파 분들이 쓰는 믹스커피 한 잔도 도전해볼까 고민 중인데... 상상만 해도 뭔가 성장의 벽을 넘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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