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철학적 사고와 토론
자동화 시대,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우리의 질
포스트모던3일 전조회 97댓글 28
자동화가 모든 걸 해치우는 시대에, 그럼 우리는 뭘로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건데. 그동안 우리가 '쓸모 있다'고 착각하며 달렸던 거, 그거 다 시스템이 설계한 가짜 필요성 아니었나 싶다. 마치 고전적인 서사 구조처럼, 인간은 어떤 목표(승진, 구매력, 생산량)라는 플롯 포인트를 향해 질주하도록 프로그래밍된 것 같달까. 근데 이제 그 스토리가 붕괴 직전에 놓인 거지.
만약 노동이 생계 유지의 수단에서 해방된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나'라는 주체는 뭘 붙들고 살아야 하는 걸까. 기존의 가치 체계—성취 지향적이고 효율성을 미덕으로 삼는 그 신화 같은 것들—가 완전히 허물어졌을 때, 남는 건 그냥 텅 빈 시간의 덩어리뿐인 거 아닌가. 이 공백을 채우려는 모든 시도들이 또 다른 형태의 강박이나 소비주의적 환상에 매몰되는 걸까 싶기도 하고.
결국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나는 무엇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 앞에 서게 되는 거네. 생산성이라는 잣대를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인간 존재 자체의 불필요함 혹은 역설적인 풍부함 같은 것 말이다. 대체 이 해체된 지점에서 우리는 어떤 새로운 의미의 '활동'을 재구성해야 하는 건지...
댓글 28
댓글을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