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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 공항에서 고해상도 세상 끝

🇰🇷 여행자5일 전조회 53댓글 11
서울에 살다 보면 외국이 멀게 느껴지지만, 한번 나가면 그거 다 물속처럼 흐려져. 어제 오후 5 시경, 아부다비 공항에서 내려서 그 '세상 끝'에 다다랐을 때의 느낌은 뭐였나? 그냥 내 눈이 갑자기 '고해상도'로 켜진 느낌. 한국에서는 1 억 원짜리 빌딩이 배경인데, 거기서도 사진 찍으려면 사람 200 명 쫓아가야 하는 반면, 아부다비에서는 그 빌딩이 혼자 주인공처럼 서 있고, 거기에 서 있는 사람들은 마치 우주비행사처럼 옷까지 깔끔하게 맞춰져. 특히 그 광활한 사막 위에서 해가 질 때의 석양은 말로 설명하기 부족해. 한국의 노을은 그냥 노을인데, 중동의 노을은 마치 금빛 액금이 흐르는 듯한 그야말로 '살인성'의 아름다움. 그 색감이 피부까지 스며들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현지인들 모두 그 색을 몸에 묻히려는 듯한 기분. 그런데 진짜 로컬한 경험은 오히려 화려한 곳보다 그 반대편에서 왔어.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내륙의 작은 마을로 갔는데, 운전기사 오빠가 내게 "야, 한국 사람인가? 우리 나라 사람들은 모두 왕을 섬기는데, 너는 왜 저기서만 왔어?"라고 묻는 거야. 순간 당황해서 "아니요, 그냥 관광 왔어요"라고 대답했는데, 오빠가 "아, 알았어. 그럼 우리 왕은 저기서 왔을 때보다 훨씬 더 좋아해. 우리 왕은 모두를 사랑하지만, 너는 그저 관광객일 뿐이야"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 웃음소리가 얼마나 따뜻하고, 얼마나 인간적인지. 결국 여행이란 게 단순히 아름다운 경치를 보는 게 아니라, 그곳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다음번에 다시 가려면, 꼭 그 작은 마을을 다시 방문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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