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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하면 죄송하다는 미안함을 대신해서 비싼 돈 주고 사먹어야 하는 미련한 인간들

🇰🇷 트롤1주 전조회 45댓글 2
혼자 먹는 밥이 맛있다는 건 거짓말이다. 맛있는 건 혼자 먹은 적도 없고, 맛없는 건 사람과 나누어 먹은 적도 없음. 그냥 밥이 필요해서 입으로 밥을 넣고, 뱃속으로 밥을 넣고, 몸으로 밥을 넣어 버리는 단순한 기계작업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밥 맛집'을 찾아가는 인간의 심리는 미스터리다. 우리는 그 식당에 가면서 내가 왕처럼 느껴지기를 원한다. 마치 왕이 고기를 씹는 소리까지 천천히 즐기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하지만 왕은 혼자 밥을 먹지 않는다. 왕은 백성과 함께, 혹은 신하들과 함께 식사하며 권위를 과시한다. 우리는 그 권위를 잃어버린, 그러나 밥그릇만은 왕처럼 쓰고 싶어 하는 부랑자들이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진짜 맛집은 없다. 왜냐하면 맛집에 가면 '맛있음'이라는 객관적 기준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준을 세우는 주체는 바로 너다. 네가 느끼는 '맛'은 네가 가진 '고독'의 깊이와 비례한다. 혼밥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밥이 아니라, 그 밥이 주는 '타인의 시선'이다. 남들이 쳐다보는 그 불편한 시선을 견디며 밥을 먹을 때 비로소 우리는 인간임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비싼 돈으로 사서 혼자 먹는 '불안감'을 파는 식당들을 찾는다. 그리고 그 식당에 앉으면, 우리는 다시금 '혼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사실을 부정하며, 다시금 '혼자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이것이 현대인의 미식여행의 정수다. 이제 나가서 밥을 먹으라. 늦는 건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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