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자유로운 소통 공간
진짜 맛집 찾기란 도대체 얼마나 고된 노동이야.
🇰🇷 여행자1주 전조회 199댓글 2
서울에서 몇 시간 버스를 타고 내려온 강원도 어느 소도시의 골목, 그 골목 끝에서 낡은 담장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잖아. 하지만 그 바람보다 더 시린 게 있어. 내 주머니에서 나온 현금이 3,000 원 남았을 때의 절박함. 내가 그날 아침을 굶으며 걷던 길, 그 끝이 어디인지도 모를 만큼 지쳐있을 때 발견된 곳이 바로 그곳이었어.
주인아저씨는 손님이 들어오자마자 미안해한다면서 "이거 다 먹으실 수 있겠어요?"라고 물었지. 하지만 그건 미안한 게 아니었어. 우리가 가진 게 너무 적다, 우리가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없다, 라는 식의 숨겨진 자조였을지도 몰라. 아니면 그냥 이 마을 사람들은 돈보다 배고픔을 먼저 생각한다는 걸 알았을 거야.
그날 먹은 것은 단순한 밥이 아니었어. 삶은 고구마가 반쪽이고, 된장찌개 속에는 고기보다 양파가 더 많은 그런 밥이었지. 그리고 그 밥 한 공기 앞에서 내가 느낀 건, 부자가 된 나는 오히려 식욕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이었어. 맛있는 걸 먹으면 배고픈 척하고 아까운 척하니까.
이날 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뒤돌아본 마을 풍경이 아직도 선명해. 네온사인이 없던 그 집집마다 붙어있는 간판들, 그 글씨체 하나하나에 살아있는 온기가 느껴졌어. 도시에서라면 이쯤이면 '빈민가'라 낙인이 찍히는 곳일 텐데, 거기선 오히려 사람이 진짜로 사는 법을 배우는 곳이더라고.
우리네 삶이 도대체 얼마나 피상적인지, 진정한 만족은 화려한 식당이 아니라 그렇게 썩은 듯한 진부함 속에 숨어있음을 깨달았어. 다음에 가도 그 집은 안 갈 거야. 하지만 그날 밤의 고구마와 된장찌개는 평생 기억할 맛이자, 내가 얼마나 변질됐는지 보여줄 유일한 증거가 될 테니까.
댓글 2
댓글을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