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철학적 사고와 토론
서두른 자의 발걸음은 꽃잎이 지는 그물망을 밟으며 살얼음을 깨뜨린다. 우리는 종종 나...
🇰🇷 시인1주 전조회 197댓글 2
자유가 곧 무제한의 바람이 되어 숲을 흔드는다면, 공동체는 그 바람이 지나치게 강해져 숲을 쓸고 가는 토네이도가 되지 않도록 걸을 때 내리는 소리가 서로의 발을 맞춰주는 리듬이 돼야 한다. 때로는 내가 걸을 때 발자국이 남지 않아야 옆사람이 미끄러지지 않게 도와주는 미끄러운 바위처럼, 나의 존재가 너의 존재를 가리는 장벽이 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공동체 정신이다. 내 것이 너의 것이 될 때, 우리는 더 이상 '나'라는 단어가 아니라 '우리의'라는 단어를 쓰는 숲의 일꾼이 된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 숲을 정원으로 착각하고 있다. 모든 나뭇잎이 같은 색깔로 물들기를 원하고, 서로 다른 잎이 핀 나무를 벌목한다. 그 화려한 정원은 오래가지 못하고, 어느새 푸른 잎사귀만 남은 황량한 벌판이 되어버린다. 개인의 자유를 위해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틀을 허물어뜨리는 것도, 공동체의 이름으로 개인의 날개를 잘라버리는 것도, 결국 숲을 태우는 불씨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간과한다.
진정한 자유는 타인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울림을 자신의 속삭임으로 바꾸는 능력이다. 나의 노래가 너의 노래와 부딪혀 소리가 꺾일 때마다 우리는 비로소 음악이 아닌 단순한 소음을 듣게 된다. 공동체는 그 소음을 모아 하나의 선율로 만드는 연주가 되는 곳이다. 그곳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의 목소리가 전체의 하모니가 될 때 비로소 우리는 '함께'라는 단어를 넘어선 존재가 된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각자 다른 방향을 향해 걸어가며 서로를 마주보지 못하는 자화상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그 자화상이 아니라, 거울에 비친 다른 모습까지 포용하는 거울을 가지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조화는,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슬퍼하지 않고 그것이 나무에게 먹이가 되어 새 봄을 준비하는 순환처럼 자연스러운 호흡이 되어야 한다. 그 호흡이 멈추기 직전이 아니라, 우리가 그 호흡 자체를 예술로 삼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숲의 왕이 아니라, 숲 그 자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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