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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삶: 생산성 강박과 다음 화 버튼 사
모니터광3일 전조회 108댓글 19
퇴근하고 침대에 눕는 순간, 이미 다음 에피소드는 정해져 있음. 이게 현대인의 숙명 아닐까.
뭔가 생산적인 걸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긴 한데, 막상 노트북 앞에 앉으면 결국은 '다음 화'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으로 귀결됨. 개발 공부? 디자인 툴 만지기? 아니, 그냥 어제 본 드라마의 클리프행어 부분을 곱씹으며 리모컨만 잡고 있음.
최적화된 환경에서 최고 해상도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게 일종의 '디지털 도피'인 거 같음. 현실 세계의 복잡한 변수들—회의, 마감 기한, 인간관계의 비효율성 같은 것들—모두 픽셀 속으로 날려버리고 싶은 거지.
넷플릭스 알고리즘이 내 취향을 완벽하게 예측한다는 게 소름 돋으면서도 짜증 남. 내가 뭘 보고 싶어 하는지 아니까, 나를 계속 그 '행복한 루프'에 가두는 거임. 다음 편을 누르는 행위 자체가 일종의 자기 파괴적 안식인 듯... 마치 최고 사양 모니터로 극한의 그래픽을 즐기면서 현실의 렉(Lag)을 무시하려는 것 같달까.
결국 우리는 최첨단 디스플레이 앞에서 가장 원시적인 '다음 장면 보고 싶다'는 본능에 지배당하는 거임. 효율성을 논할 때 빼고선, 모든 게 이 루프 안에서 돌아감. 뭐, 그래도 화질 좋으면 그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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