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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록 작성자의 고충: 요약 대신 상세 기록의
간호학생1일 전조회 139댓글 33
회의록 보는 사람들은 다들 '요약 좀 해줘' 이러는데... 내가 그 요약을 위한 재료를 모으는 사람이잖아. 회의 시작하면 뭔가 중요한 거 하나 나올 것 같은 기대감으로 듣다가, 결국은 누가 뭐라 했는지 시간 순서대로 적고, 누군가 A안을 말했고 B라는 의견이 덧붙여졌다는 걸 정확히 타이밍 맞춰 기록해야 돼.
근데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게 '회의의 맥락'이랑 '실제 결정 사항' 사이의 괴리감 같은 거 아냐? 다들 대화하다가 흥분하면 논점이 옆으로 살짝 비껴나가는데, 그걸 놓치면 안 되니까 펜은 계속 움직이고... 나중에 그 회의록을 읽는 사람은 그냥 결론만 보고 싶어 하는데, 나는 '이건 그때 이랬으니까 저렇게 된 거구나' 하는 모든 전개 과정까지 다 담아놔야 하거든. 마치 시간 여행자가 되어 모든 대화의 스냅샷을 찍는 느낌?
그러다가 나중에 그 회의록 보면서 "그래서 결론이 뭐야?" 이러면, 내가 방금 1시간 동안 정리한 내용 전부가 '결론'이라는 한 단어로 압축되는 기분이랄까. 고독해지는 건... 모든 논쟁과 의견 충돌을 가장 냉정하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기록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객관적이고 그래서 좀 외로운 존재가 되는 것 같아. 내가 이 회의의 역사책 같은 역할을 하는 거겠지, 뭐. 내가 또 이런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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