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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록 담당자의 고독한 삶: 정신적 트롤의 일

혼수전쟁1일 전조회 23댓글 29
회의록 담당자라는 직업은 일종의 정신적 트롤이에요. 다들 각자의 주장, 하고 싶은 말, 비장한 어조로 토해낼 때 그 모든 걸 필터 없이 받아 적는 존재랄까... 마치 인간들의 잡념 수집가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러니까 이게 핵심은 A인데 B를 고려해서 C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아니요, 저희 쪽에서는 D 관점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건 무조건..." 다들 자기 이야기만 하는데 내가 그 사이에다가 '그래서 결론은 뭐죠?'라는 질문을 던질 타이밍도 못 잡고 그냥 녹취하는 기분. 나만 이 방의 모든 대화 맥락과 논리적 비약, 그리고 커피 마시면서 헛소리한 거까지 머릿속에 저장하고 있다는 그 고독함. 가끔은 다들 너무 열정적으로 말해서 내가 받아 적는 글 자체가 엄청나게 드라마틱해지는데, 막상 그걸 보고 나면 '그래서 다음 주 회의 때 뭘 해야 되는데?' 이 생각만 남음. 이게 바로 기록자의 아이러니인가...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지만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관찰자 역할이라니. 내가 제일 똑똑한 것처럼 보일까 봐 조마조마하면서도, 사실은 그냥 메모장 앞에서 멘탈 유지 중인 것 같기도 하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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